“사망자입니까, 희생자입니까?”
155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 사흘째입니다. 여전히 큰 슬픔에 잠겨 있을 유가족과 병원에서 치료 중이신 분들, 현장의 참상으로 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계신 분 모두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희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다수당으로서 이번 참사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희생자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께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들의 탓이 아니로 우리의 잘못입니다.” 그러나 가장 먼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정부 관계자들의 입에서는 ‘잘못했다’, ‘책임지겠다’는 말이 전혀 나오지 않으니 참으로 참담합니다.
지금 국민들이 이태원 참사에 아파하며 묵묵히 애도하는 것은,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히는 일이 중요하지 않거나 급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당장은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유가족에 대한 위로, 중환자 치료와 사고 현장 수습에 힘쓸 때이기에 속울음을 울고 있는 것입니다.
정작 자숙하고 사과해야 할 정부 관계자들이 오히려 제일 먼저 나서서 도저히 믿기 어려운 변명과 선동의 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민 안전’에 책임이 없다고 하고, 치안을 책임진 경찰이 ‘질서 통제 권한’이 없다고 하고, 구청장은 ‘할 만큼 했다’고 합니다. ‘책임’이나 ‘사과’라는 말은 전혀 들리질 않고, 참사를 정쟁의도구로 삼지 말라는 겁박만 들여옵니다. 참담합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합동 분향소의 정식 명칭 하나만 봐도, 지금 정부가 책임 회피를 위해 얼마나 혈안이 되어 있는지 잘 드러납니다. 정부는 이번 합동 분향소의 정식 명칭을 ‘이태원 사고 사망자 분향소’로 정했습니다. ‘희생자’를 ‘사망자’라고 하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억장이 무너집니다.
희생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나 사건으로 말미암아 죽거나 다치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입니다. 사망자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죽은 사람’입니다. 이태원 참사 155분의 희생자가 그냥 ‘죽은 사람’입니까? 국민을 지키고 보호해얄 정부가 어찌도 이리 무도하고 뻔뻔하고 잔인할 수 있단 말입니까? 윤석열 정부에 묻습니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분들은 희생자입니까? 사망자입니까?”
저희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참사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명백백히 밝힘으로써 다시는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새롭게 정립하고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바로 잡는 데 힘쓰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다시 한번 이번 참사로 희생되신 155분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 11월 1일 13시 기준으로 사망자 한 분이 추가되어 희생자는 156분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